2009년 07월 13일
티아☆푸딩케잌 하우스! #17
# 17
“하아, …이러기는 싫었는데.”
짤막하게 한숨을 쉬며, 여전히 명환이에게 잡혀있는 오른손을 바라본다. 그리고 내 말에 바짝 경계를 하며, 여차하면 반격을 날릴 기세인 이명환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는다.
아직도 나를 예전의 나로 보는 건가?
나는 살며시 실눈을 뜨고 미소를 지으며 명환이를 노려보았다.
“뭐,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냐? 너 진짜 기분 나쁘다. 게이새ㄲ………에?”
-포옥
한 순간 자유로운 다른 쪽 한 손으로 명환이의 손을 잡아 내 가슴으로 끌어당기며, 최근 들어서 꽤나 많이 부풀어서, 의상 위에서도 분명하게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이 가슴에 자신의 손이 폭 파묻어 버렸다.
상황파학을 위한 잠시간의 침묵과 함께 순식간에 돌이 되어버리는 이명환, 그리고….
“어, 어?! 뭐, 뭐, 뭐,??----뭐!?!?”
브레인 카오스로 인해 패닉에 빠져버린 이 명환과 살인 미소와 함께 그에게 안기듯 전력으로 뛰어들어 무릎을 꽂아 넣는 나.
-퍼억!!!
“커헉, 윽, 어허억….”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통증으로 인해 두 다리를 오므리고 부들부들 떨면서 상채를 숙이고 마는 실수를 범해버린 명환이. 물론 그 찬스를 내버려둘 내가 아니었다.
“크윽, 욱, 으, 으, 으아이---!?”
“가만있어. 아직 안 끝났거든?”
명환이의 머리를 겨드랑이 사이에 단단히 고정해 놓고, 통증으로 인해 마비된 몸 임에도 불구하고 허둥지둥 내 팔에서 벗어나려는 그를 잡아당기며 콘크리트 바닥을 향해 몸을 던진다.
“아, 아아악--!!”
-쿵!
“키얏!! 아크읏-!!”
대지를 울리는 둔탁한 진동, 그리고 수박이 깨지는 듯 한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공격자와 피격자 모두 고통스런 단말마를 터트린다.
물론 받는 데미지의 차이는 천지차이이겠지만 말이다.
“아우, 아파라…아야야…….”
오랜만에 하는데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그것도 비가 온 바닥위에 몸을 던져버린 덕분인지, 코트고 스커트고 모조리 망가져버렸다.
이성을 되찾은 뒤에 후회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들이었다.
“흑흑, 어떡해…옷 다 망가졌네….”
울상을 지으며 옷을 탈탈 털었지만, 역시 집에 가져가서 빨래를 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었다. 너무 속이 상해서 이 옆에 쓰러진 쓰레기에게 변상을 요구하고 싶은 심정.
하지만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받은 이후로 부들부들 떨기만 하고 꼼짝도 하지 않는 명환의 모습에 작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뭐, 이 정도 수준이면 기절 했겠ㅈ….”
“콜록, 켁, 크하하, 이건 뭐…완전 솜 주먹이구만.”
손을 탁탁 털며 기고만장해서 자리를 뜨려는 순간 머리에서는 피를 흘리고, 눈 코 입에서 눈물 콧물 침이 흐르는 반쯤 풀린 얼굴의 이 명환이, 부들부들 떨면서도 몸을 일으켜 세운다.
“크하, 후후…솜으로 때려도…이것보단…안 아프겠다…킥킥, 콜록콜록!!”
바르르 떨며 피를 뱉는 이 명환.
이 인간은 솜으로 얻어맞으면 저런 꼬라지가 되는 듯싶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위험한 놈이군. 저 놈.
“너, 죽인다…김재은, 죽여버런다….”
“흥! 다 죽어가는 꼬라지로 그런 소리를 해봤자…히, 히이익?!”
순간 거대한 몸집이 태양을 가리며 나를 덮쳐왔다.
어떻게 할 새도 없이 균형을 잃으며 또다시 바닥을 뒹구는 가운데, 이 명환의 두 손을 잡은 양손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힘을 줬지만, 이명환의 괴물 같은 힘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힘이었다.
“이, 이익…놔, 놔아-!!”
“콜록! 씨발 너도 한번 맞아봐라. 얼굴이 걸레가 될 때까지 패줄 테니까…!!”
트, 틀렸어!! 이 자식 어떻게 하지 않으면!!
황소 같은 힘도 버거운데, 이성도 없이 길길이 날뛰는 폼이 영락없는 ‘광견병’걸린 개였다. 이 명환이 이 꼴이 될 정도로 징그럽게 달려드는 상황은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이, 씨벌!!”
“히익!!”
-텅!!
순간 무식한 주먹이 콘크리트 바닥에, 자기 주먹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무자비하게 내리 꽂혔다.
‘우지끈’하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둘째 치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한 가지 쓸데없는 걱정거리의 무게가 무한으로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저 주먹을 맞으면 기껏 나오기 전에 예쁘게 한 화장 전부 망가진다!!
옷은 이미 망가졌지만, 화장까지 망가질 수는 없다고!!
“놔, 놔!! 놓으라고 이 자식아!! 그 주먹에 맞으면 내 화장 다 망가져!!”
「아니 지금 그걸 신경 쓸 때야?!」
너 지금 그까짓 껄 신경 쓸 때냐고 말했냐?!
내가 화장하고 나오는데 걸린 시간이 얼마인줄 알어?!
“야!! 니가 지금 ‘그까짓 꺼’라고 말했냐?!”
「‘그까짓 꺼’라고 한 적은 없는데….」
쓸데없이 태클을 걸어오는 양화의 목소리에 순간 다시 뒤통수가 당겨오는 것을 느끼며,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양화가 어디서 주워온 것인지 모를 수많은 압정들을 바닥에 가지런히 정리해놓으며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좋았어 양화야, 너 오늘은 봐줬다.
“이 새끼가 지금 어디에 한눈을 팔어…!!”
성질이 있는 데로 뻗치신 것인지, 내가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조차 눈치 채지 못 한 채, 벌게진 눈으로 부서진 오른쪽 손을 다시 부여잡고 한 대 때릴 기세를 보인다. 물론, 이때다!
-퍼억!!
“쿠에악-!!”
명환에게 깔려 있다는 상황을 역 이용해 번개처럼 낭심을 향해 무릎을 꽂아 넣으며, 그대로 옆으로 밀친다. 그리고 그 위에는 당연 압정이………….
“끼야아아악--?!”
의외로 남자답지 못한 날카로운 고음으로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지는 이 명환. 그리고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버둥거리던 그는 내 무릎에 얼굴을 찍히며 그 최후를 맞이했다.
“후우…정말 힘든 배틀 이었어.”
「그러게, 앞으로 장르를 ‘로맨스’가 아니라 ‘배틀코메디’로 바꿔도 될 꺼 같아 누나.」
“………아니 코메디는 지금도 충분한데….”
나는 양화와 함께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반 시체 상태인 명환이를 질질 집으로 끌고 간다. 어떻게든 이 위험분자의 입을 확실히 막기 위해서다.
“네가 저지른 죄니, 달게 받으렴.”
방긋 웃으며 기절한 바보를 향해 말하건만,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크윽…아으윽…”
침대 위에서 엎어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명환이.
열심히 아파보이는 압정들을 뽑아주며 소독약을 발라서 2차 질병을 예방하는 가운데, 양화와 음화가 명환이의 머리맡에서 기묘한 장난을 하고 있었다.
「이시영 선생님, 어떡하죠?」
「이대로는 안 되겠어. 간호사, 메스를 준비하도록」
「옙!!」
음화가 내 책상위에서 질질 끌듯이 가져온 ‘자동연필깎이’에 연필을 꽂아넣자, ‘위이잉!!’소리와 함께 나무가 깎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더불어서 양화는 사포를 가져와 음화가 깎은 연필을 그 위에 문지르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슥삭슥삭슥삭…!!
“으윽…어억…으어….”
굉장한 악몽을 꾸는 듯이 바들바들 떨며 버둥거리는 이 명환. 어쩐지 나도 전에 겪어본 듯한 매우 좋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듯 싶었다.
「총알이 좋지 않은 곳에 맞아서…」
“컥, 크하, 우욱…크허어….”
「선생님은 더 이상 아이를 만들 수 없는 몸이 되셨습니다.」
“우우…윽컥…….”
「거기를 잘라내 버렸어요.」
“헉?! 윽?! 우어어어…!!”
잠든 사람이 그렇게 흥분할 수 있는 걸까, 가뜩이나 등에 있는 압정을 뽑기 위해 엎어 놓은 채로 침대에 눕혀놨는데, 침대가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흥분한 명환이가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축 늘어지며 훌쩍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갸하하, 아우~재미있다!」
「누나, 누나도 해봐!」
…이 악랄한 자식들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픈 놈한테 그런 악몽을 꾸게 만드냐.
저자식이 아무리 미운 자식이라지만, 그렇게 괴롭히는 건 좀 아니지 않니.
나는 구멍이 송송 뚫린 등판에 붕대를 칭칭 감아주고는 전에 미리 물로 대충 닦아두었던 머리를 샅샅이 뒤져 상처부위에 소독약을 발라줬다.
피는 멈췄고, 그렇게 큰 상처는 없었다.
무리하게 팼으니 적어도 상처를 확실히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 그럼 나중에 이 자식의 부모한테 무슨 태클이 걸려올지 모르니까.
더불어서 슬슬 잠에서 깰 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식불명인 이 바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아주 확실한 묘책이 떠올라 그대로 약상자가 있는 거실로 뛰쳐나간다.
한 가지 잊고 체크를 하지 않은 부위이자, 이 인간을 깨우기에 가장 적합한 약이기 때문이었다.
“음, 운도 좋네. 이빨은 한 개도 안 나갔어.”
붕대와 소독약만 가져올 때와는 달리 약상자를 통째로 가져온 나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 개도 부러지지 않은 이빨에 안도하며, 반면에 터져서 상처투성이인 입 안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쓸 곳은 있구나.”
검은 색 유리병에, 노란색 종이가 붙어있는 기적의 묘약을 꺼낸다.
뚜껑을 열고 면봉으로 병 안의 액체를 듬뿍 찍어 바보의 입을 벌리고, 상처가 난 구강 전체에 듬뿍 발라 주었ㄷ………….
『크끼야아아아아아아악-----------!!!』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버둥거리는 덩치.
눈물이고 콧물이고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은 이미 둘 째 치고 침까지 질질 흘리며 겨우 치료해준 머리를 방바닥에 쿵쿵!! 들이받는다.
“이 자식아!! 가만히…!! 있어…!!”
『아어으 악!! 악!! 아허으허엏--!! 어헣으허-!!!』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버둥거리는 명환이의 목을 잡고 뒤로 잡아당기며 버둥버둥 침대로 눕히려 했지만, 덕분에 침대위로 먼저 던져진 것은 이쪽, 그리고 그 위로 무거운 똥개가 엎어지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를 낸다.
“저, 저기 말이야….”
“후우, 후우, 어우우….”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은 것인지 숨을 몰아쉬지만, 더 이상 발광을 하지는 않는 명환이의 모습에, 내 가슴에 그가 얼굴을 파묻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가만히 바보의 머리를 내려다본다.
“어흐, 하아, 아그, 주, 죽는 줄 알았다…”
“죽는다고 해도 약을 바르고 난 뒤 니가 한 발광 때문에 죽을 거 같은데.”
그보다…좀 내려가 주지 않으련? 나 무겁거든?
가뜩이나 몸집이 작은 것도 억울한데,
이렇게 큰 놈한테 깔리니까 배는 억울해지는 것 같아 입술이 파르르 떨려온다.
“…어, 어??”
“어는 무슨 얼어 죽을 어냐? 얼른 안 내려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깔려있는 이쪽을 멍하니 쳐다본다.
그리고는 또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꼴이….
“…나, …………취했나?”
“헛소리 그만하고 안 비키냐? 얼른 내려와라? 너 요 새키 이 언니 또 성질나는 꼴을 보고 싶은 거니?”
“…엑? 어? 아, 너, 아, 기, 기억났다.”
입술을 말아 올리며 실눈을 뜨고 노려보자, 면상이 어둡게 그늘이지며 몇시간 전의 고통을 떠올린 것인지, 얼굴을 마구 찡그리며 이쪽을 맞 노려보는 이 명환.
그리고…역시 비켜주지 않는다.
이런 걸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하는 걸까.
“킥, 킥킥킥!! 병신! 이 좋은 기회를 내가 놓칠 거 같냐?”
“허이구 그러세요?”
주먹을 들어 한 대 패고 싶었지만, 손을 들자마자 저 바보가 양손으로, 멀쩡한 손으로는 내 손을 붙잡고, 오른손으로는 찍어 누르며 승리자인 마냥 득의양양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꼴불견이었다.
더불어서 저자식이 내 무릎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서 무릎이 찢어질 듯이 아파온 것은 물론이었고 말이다.
어떻게든 내 힘으로 빠져나가려고 버둥거려 보았지만,
이 바보 거구의 무게는 내가 어찌 감당할 물건이 아니었다.
“하아, 하아…좋은 말 할 때 놓지 그래?”
“하아, 하아…너, 진짜 여자였냐….”
허락도 하지 않았건만, 여기저기 멋대로 훑어보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이 명환.
더불어서 이 자식의 바짓가랑이가 어쩐지 딱딱한 것처럼 느껴져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아,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이 손 놔라….”
“…내가 왜?”
‘후욱! 후욱!’하고 온몸으로 ‘나 흥분했소’라고 말하는 변태 이 명환의 얼굴을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닐 텐데?
“…후회할 텐데?”
“…지금을 놓치면 더 후회 할 것 같아.”
꼴에 키스라도 하려는 것인지 붉게 상기된 징그러운 얼굴을 이쪽으로 들이대는 이 명환.
아아, 이 자식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구제불능이었다.
좋아, 기름통에 불을 붙인 것은 너다. 멍청아.
“양화! 알보칠 뿌려!!”
「오케이!!」
나는 그렇게 바보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 by | 2009/07/13 01:22 | [소설]Tia☆PCH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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