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푸딩케잌 하우스! #7

 

# 7


“진정하고 잘 들으세요. 지금 재은군의 하반신은 좋지 않은 곳을 맞아ㅅ….”

“맞긴 뭘 맞아?!”


배 아파서 쓰러진 사람보고 총알이라도 맞았다고 할 셈이냐?!

당신 대체 어디까지 돌팔이인거야?! 설마 그 뇌도 돌팔이 단백질로 이루어진 건 아니겠지?!


“…그리해서 상태가 좋지 않은 생식기를 잘라냈습니다.”

“…잠깐, 네?”


ㅁ, 무, 뭐, 뭐뭐뭐-?! 뭐, 뭘 잘라내?!


“재은군은 이제 아이를 만들 수 없다는 겁니다.”

“아악!! 씨발!? 뭐, 뭐?!”


지금 저 인간이 뭐라 그랬나, 날 보고 성 불구자가 된 다구?

고자가 됐다, 그 말인가?

고자라니, 아니 내가 고자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에잇 고자라니!! 내가, 내가 고자라니!!

내가 어흐흑… 안돼, 안 돼!!

내가 고자라니, 말도 안 돼….

돌팔이 이놈,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구 으흫흫흐흑…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재은아, 힘내. 비록 우리 재은이가 고자라도, 엄마랑 누나가 있잖니.”

“우, 웃기지 마아아아악-------------!!!”


“으아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우진의 책 위이다.

옆에는 언제나 내가 잠을 청할때면 들어가는 커다란 인형집이 보인다.


순간 가슴을 쓸어내려주는 단어와 함께 안도한다. 아, 그건 꿈이구나.


치마 밑을 들춰보니 당연하게도 보이지 않는 ‘남성 특유’의 물건.

여성의 그것의 형태만 남아있는 그곳에서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어색함과 함께 ‘고자’라는 단어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아아, 정말 끔찍한 악몽 이었어….”


하긴 세상에 어떻게 그런 돌팔이 의사가 존재할 수 있겠어?

그런 존재할 수도 없는 멍청한 가공의 인물 따위는 내 꿈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내가 세상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인지, 벌써 까마귀가 우는 저녁이다.


『으우, 훌쩍…언니야…오빠야….』

“에? 소미?”

『으, 으음…쿠울….』


소미가 우는 소리가 언제나 활짝 열려있는 우진의 방문 너머로 들려오자,

나는 서둘러 책상에서 기어 내려와 소미에게 달려갔다.


『흑우…훌쩍…킁, …흥!! 훌쩍…우우….』


쪼그려 앉은 채, 발그레해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는 소미.

게다가 헬스클럽에 다녀온 이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입은 옷조차 그대로였고, 뿐만 아니라 코에서 콧물이 흐르고 있었다.


“에…소미야? 왜 그래? 어디 아파?”

『흑! 응, 우, 우으아아앙~! 언니이이-!!』


쪼르르 달려와서 날 끌어안고 왈칵 울음을 터트린다.

어찌나 세게 끌어안는지, 허리가 부서질 것 같이 아파왔지만, 소미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빠른 속도의 심박에서 이상을 느꼈다. 그리고….


『흐야아앙-!! 후에에엥-!! 쿨쩍, 킁, 아파, 아파아-!! 에, 츄!! 킁, 후아아앙-!!』

“저, 저기, 소, 소미야, 지, 진정해, 진정해!!”


사정없이 끌어안는 소미 탓에, 아파야 할 사람은 도리어 이쪽인데 오히려 소미가 아프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자, 나는 굉장히 좋지 않은 느낌에 버둥버둥 소미의 품에서 빠져나와 두 뺨에 손을 댔다.


…불덩이 같은 열기가 느껴지며 덜컥 겁이 났다.

설마 나 때문에 감기 걸린 거야?


-찰칵! 끼이이이-.

『다녀왔습니ㄷ….』

“우, 우진아!! 소미, 소미가…!!”

『…?! 소, 소, 소미가 아, 아파?!』


때마침 아르바이트를 끝낸 것인지,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들어오는 우진에게 서둘러 달려가 사정을 말해주자, 번개처럼 거실로 달려가 소미를 안아들고는, 내 몸을 우악스럽게 잡아채,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기 전에 입은 점퍼주머니에 구겨지듯 집어넣어 졌다.


“캬으윽-!! 아, 아프잖ㅇ….”


점퍼주머니로 빨려 들어가며 시야가 시커멓게 변했지만 그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주머니 밖으로 고개를 내밀 자신도 없었다.


소미가 저렇게 된 이유는 헬스클럽에 갈 때 강제로 깨워서 끌고 간 내 잘못이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몸이 좋지 않다는 소미를 끌고 간 내 잘못이니까.


‘-쿵쿵쿵쿵…!’ 하고 그의 무게에 의해 울리는 바닥의 울림과 심한 흔들림 속에서도 나는 주머니 밖으로 고개를 내밀 수 없었다.

피곤한 몸에도 불구하고 서둘러서 움직여야만 한다는 생각 하나로 흥분한 우진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올수록 나는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묵직한 감각이 자꾸자꾸 쌓이는 것만 같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키응, 오빠아…훌쩍…크응, 아파아….』

『조금만 기다려 소미야, 오빠가 병원 데려다줄게.』


견딜 수 없는 무게에 가슴이 아파왔다.



『티아, 이제 나와도 돼.』

“………….”


소아과에서 소미를 진찰하고 주사를 접종한 뒤, 어느새 자기 오빠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소미, 나는 우진이 주머니에서 나오라는 말에 군말 없이 그의 주머니에서 나와 주변을 방황 하던 중, 간신히 입을 열었다.


“…미안해.”

『하아, 괜찮아…. 네 잘못 아니야.』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소미를 걱정하는 눈으로 결국 자기가 걸치고 있던 점퍼를 벗어 소미에게 걸쳐주는 우진.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나는 씁쓸함에 바닥의 모래알을 걷어찰 뿐이다.


“다 내 잘못이야…. 괜히 소미를 꼭두새벽부터 헬스장에 데려가자고 해서….”

『……….』


우진은 굳게 입을 다물고, 전방을 바라본다.

근처 동네에서도 꽤나 유명한 우리 동네 명물 개천인 계룡천이 추운 날씨에 반쯤 얼어있건만, 표면이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있었다.


개천을 따라서 길게 이루어져 있는 산책코스와 계단. 그리고 그 계단 중 한 모퉁이에서 앉아있는 우리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계룡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있잖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미를 돌봤어.”


그렇게 말을 하고는 웃음을 지으며 ‘소미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이야’라고 말하며 아기를 안는 시늉을 해 보인다. 여전히 그의 품에 안겨있는 소미의 모습과 아기적 모습의 소미가 상상이 되어 상당히 대조되는 느낌이었다.


『어머니랑 아버지는 맞벌이를 하는데다가, 해외출장을 자주가시니까, 소미를 돌볼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친척들은?”

『…에, 아버지는 형제가 없었고, 어머니는 외가랑 사이가 좋지 않았지.』


결국 자기가 돌볼 수밖에 없었다는 거구나.

그리고 ‘가정부를 고용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되겠지만 아버지가 가정부라는 것 자체를 불신하며 반대하셔서 못했지.’라는 말에, 우진이 어째서 그런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의 집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 잡고 있는지가 대충 감이 오고 있었다.


『소미, 많이 외로워 하니까. 나 없을 때는 잘 돌봐줘. 부탁이야.』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세상을 다 산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우진의 모습은

한사람의 아버지와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볼수록, 내 안의 ‘우진’이라는 머저리의 초상화는 조금씩 산화되어 바스라지고 있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즈음, 평소와 같이 인형의 집에서 잠이 들자마자 간만에 원래의 몸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자그마치 3개월 가까이 병원에서 입원해 있었던 것이다.

‘우득우득’하고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비명을 지르는 근육을 느끼며, 우연히도 마침 옆에서 나를 간병하고 있던 누나에게 매우 오래간만에 말을 걸어볼 수 있었다.


“누나.”

“어, 깼네?”


분명 나는 한동안 의식불명인 상태였을 것이 분명함에도, 아무런 이상도 없는 듯 평소와 같이 눈웃음을 하는 누나.


뭐지? 이 이상한 기분은….

나는 누나의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러운 반응에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곧 그 기분을 지우고 질문했다.


“잘 지냈어?”

“응, 잘 지냈어. 너도 잠 잘 잔거야?”

“으응.”


고개를 끄덕이며 꿈틀꿈틀, 손을 움직여본다.

아, 그러고 보니 링거도 링거 바늘도, 어느새 없어지고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만큼 내가 호전되었다는 것일까?


나는 두 손, 두 발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움직여 본 뒤에,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는 사과를 들고 ‘먹을래?’라고 묻는 누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했다.


“누나, 정우진이라는 애 알아?”

“거진 2개월 만에 깨어나서 하는 소리가 겨우 그거야?”


‘어지간히도 친한 사이인가 보네-.’하면서 빙글빙글 웃는 누나의 모습에 나는 어께를 으쓱했다. 친한 사이라, 뭐 그렇다면 그런 사이이기도 하지.


“아침마다 바보같이 생긴 인형을 끼고 동네를 뛰어다니는 그 애 이야기하는 거지?”

“어, 음 바, 바보같이…?”

“응? 응, 바보 같이 생긴데다가 바보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인형.”


하하…바보같이 생긴 인형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저랍니다. 이 년아.

눈은 웃고 있는데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다.


아, 이거 은근히 기분 더럽네.


헬스클럽의 회원기간이 끝난 뒤로, 다시 다니기에는 돈이 아깝다며 동네를 뛰기 시작한 우진과, 그를 따라 독특한 동물 인형 옷을 입고 주머니 속에 앉아있던 나 자신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의 그 기억을 산뜻한 묘사와 함께 대답으로 들어보니 얼굴이 무참하게 일그러지는 것은 물론이요, 사과를 깎으며 오랜만에 들려오는 누나의 목소리로 들으니 슬픔은 배가 되었다.


“그래도 꽤 귀여운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뭐가?”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해서 다른 화재로 대화를 옮기려 했지만 누나는 의외로 ‘우진’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지, 자신이 듣던 소문이나 자신이 본 우진이에 대해서 밑도 끝도 없이 떠들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누나가 남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나는 누나의 끝없는 수다행렬을 끊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걔 꽤 유명해졌네? 나랑 같은 반 애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잘생겼잖아. 키도 훤칠하고, 근육도 흠잡을 데 없고.”

“아….”


아아, 불과 1개월 하고도 반 만에 우진의 평가가 반전됐다.


식이요법과 끝도 없이 몸을 혹사시켜준 덕분에, 게다가 키도 쑥쑥 커서 180센티미터를 기록한 우진은 이미 훌륭한 한 사람의 남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동네방네 소문났어. 뚱뚱했을 때는 그렇게 못생겼었다며? 개천에서 용 났다고. 요새는 복싱도 한다던데? 싸움도 잘하나봐?”

“와…사람 많이 바뀌었네, 걔 중 3때만해도 왕따에다가 호구, 빵셔틀 취급받던 애인데….”


겉으로는 모르는 척, 신이 나서 소문을 마구 떠들어주는 누나의 장단에 맞춰서 대답을 해주었지만, 나는 속으로 기뻐서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만든 것이다.

한 명의 암울한 인생을 찬란하게 뒤바꿔 준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에 걸리는 것은, 딱 한 가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진의 기본 골격’이 이리도 훌륭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살을 다 빼고 불필요한 볼살이 그의 얼굴에서 사라지자, 굉장한 얼굴의 남자가 된 것.


왜 하필 미남형이었던 것이지? 평범해도 되잖아?

‘못생긴 새색시’ 이야기 현대판도 아니고 말이야.


왠지 질투가 활활 불타올라서 짜증이 났다.


“짜증나.”


한동안 자르지 못해서 이제는 어께 아래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병실침대에서 내려와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는 몸을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마음에 들 뿐이다.


“하아암-! 사과 안 먹을 거야?”

“먹을 거야, 단지 조금 있다가.”


하품을 하며 이미 깎아놓은 사과를 보여주는 누나에게 고개를 흔들며, 간만에 움직여보는 본래의 몸을 즐기기 위해 깡충깡충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나를 보면서도 누나는 ‘얘가 미쳤나?’라는 표정 보다는 왠지 기분 나쁘게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알았어. 다녀와.”


쓸데없이 긴 침묵을 유지하던 누나가 그늘진 얼굴로 날 외면하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런 그녀를 뒤로 하고, 나는 슬리퍼를 신고 환자복을 입은 나는 평소와 같이, 깡충깡충 걷다가도 누군가 보인다면 다시 성큼성큼 걸으며 화장실을 향했다.


그리고 역시나 평소와 같이 여자화장실로 들어가 사람이 없는 칸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바지를 내리고 팬티를 내ㄹ….

.

.

.

………………………………응?


잠깐, 뭔가 잘못됐다.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 됐다.


나는 서둘러 팬티를 올리고, 바지를 올린 뒤에 잠긴 화장실 칸의 문을 열고 화장실 밖으로 나와 화장실의 성별 표시 칸막이를 본다.


‘여. 자. 화. 장. 실.’


어, 어라? 나, 나, 왜 여자화장실로 들어갔지?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네.


가슴을 쓸어내리며 남자화장실로 들어간다.

이상하게도 뭐 잘못 볼 것을 본 듯한 얼굴의 남자들이 보이지만, 나는 스스럼없이 소변기 앞으로 가서 바지를 앞부분만 내리고 소변을 보려해ㅆ….


.

.

.

…………………….


『뭐야아아아악―――――?!?!』


지나친 쇼크에 그만 남자화장실에서 실신해버렸다.


by Sourjelly | 2009/07/02 19:08 | [소설]Tia☆PCH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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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홍월 at 2009/07/03 03:18
내가 곶아라니!곶아라니!
Commented by Sourjelly at 2009/07/03 03:25
으허헣 돌팔이 이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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