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푸딩케잌 하우스! #3

 

# 3


한쪽에 익숙해지면 한쪽이 마모가 된다는 것은 사실인 걸까.

언제부터인지 나는 ‘그곳’의 생활과 ‘이곳’의 생활이라는 것에 경계를 잃어버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자면 ‘그곳’에 있을 때에는 소미와 함께하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옷을 입던 말든 별 상관이 없었고, 또 소미가 주는 옷을 아무거나 걸쳤기 때문에 어느새 옷에 대한 관념이 없어진 것 같았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거나 수건을 걸치는 절차도 없이 아무생각 없이 욕실에서 나왔다가 기겁을 하는 엄마와 누나의 모습에 당황했던 일도 있었고, 단것을 먹으면서도 예전과는 달리 주체할 수 없는 표정관리에 내 얼굴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는 누나의 모습도 보았다.


“재은아, 너 정말 왜 그래?”

“아, 또, 뭐가?”


평소와는 달리 걱정 되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누나, 분명 누나의 쓸데없는 잔소리는 나의 그 ‘마모된’부분 중 하나를 지적해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확 짜증부터 몰려와 툴툴거렸다.


“요새 들어서 집에 오면 잠만 자고, 너 몸 엄청 말라버렸다는 거 알아?”

“…에?”

“에가 아니잖아, 에가. 게다가 요새 들어서 너 행동도 좀 수상하고….”

“예를 들자면 이런 거 말이야?”


손에 들고 있는 뜨게 바늘과 털실을 누나의 눈앞에서 흔들어 주자 잠시 누나의 표정이 기괴하게 변했다. 작년부터 만성 장염 때문에 다른 곳에 집중을 하려고 시작한 뜨개질이다. 물론 누나가 말하는 그 ‘수상한’거와는 상관없겠지만.


“그거 말고, 너 언제부터 네 방에 직접 향수 뿌리고 있는 거야?”

“응? 아, 그거.”


늘 누나가 뿌리면서 툴툴 거리는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접 향수 가게에서 사와서 뿌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참에 마음에 드는 향수도 몇 개 골라서 내 방 책상위에 놓았지. 누나가 툴툴 거리는 건 내 방에 있는 향수병 때문 인건가?


“맘에 드는 거 있으면 말 해. 한 개 줄게.”

“정말?! 그럼 나 아쿠아 플로ㄹ…………가 아니잖아 야!! 너 언제부터 향수 모으는 게 취미가 됐어?! 게다가 남성 여성 가리지도 않고 막 고르고 있잖아?!”

“향수에도 남녀 따지는 게 있었어?”

“당연하지!!”


아, 그건 몰랐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으로 산 내 물건에 누나가 신경 쓰는 것은 별로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어쨌든 그거 때문에 태클을 건 건 아니겠지?”

“당연하지! 너 요새 밥도 안 먹고 있잖아! 그러다가 죽어?! 너!!”


그 말에 나는 잠깐 멍하게 누나를 바라보다가 그제야 내 문제점 중 하나를 깨닫고 만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밥을 먹지 않았다.


‘저쪽’에서 소미가 주는 맛있는 음식들을 ‘작은 사이즈’라는 것을 이용해 마음껏 먹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먹는 식사는 학교에서 먹는 점심을 제외하고는 전무했다는 말이 되는 것일까.


“그거뿐만이 아니야. 정말정말 중요한 건데, 재은아, 너 혹시 변태니?”

-움찔


분명 찔리는 곳은 없지만 그 ‘변태’라는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가슴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뇌의 기능이 정지해 버리고 녹슬어버린 로봇처럼 끼긱끼긱 하고 뜨개도구를 향하던 시선을 천천히 누나를 향해 돌린다.


“…누가 변태라고?”

“당연히 너지! 왜 내 화장품을 쓰고 있는 건데?!”


응? 자, 잠깐. 난 누나 화장품 쓴 적 없다고!! 무슨 소리야?!

순간 두뇌속의 회로가 와장창 부서지며 이성을 잃어버린다.


지금 이 여자가 누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거야?!


“무슨 개소리야아----?! 난 누나 화장품 쓴 적 없어!!”

“그럼 너한테서 나는 내 화장품 냄새는 뭔데에-?!”


다른사람은 속여도 내 코는 못 속인다!

…라며 팔짱마저 끼고 덤벼드는 누나의 모습에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본다.

화장을 할 일도 없으며,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지듯이 잠만 자는 내가 무슨 화장을 하겠냐고? 게다가 변태가 되겠다면 차라리 내 화장품을 직접 사고 말지 누나 껄 쓰겠냐고?!


-탈칵 끼이익!!


“얘들아 엄마 왔다!!”


누나와 내가 한 치도 양보 없이 서로를 노려보는 가운데,

눈치도 없이 상쾌한 표정을 한 엄마가 들어오셨다.

장을 보고 돌아오신 것인지, 상당한 양의 야채와 고기가 비닐봉지 안에 한가득 담겨 있는 엄마는, 식탁 위에 물건들을 올려 놓으며 흥얼흥얼 노래마저 부르고 있었다.


“엄마! 누나가 나한테 누명 씌워!!”

“엄마! 재은이가 내 화장품 써!!”

“응? 뭐라고?”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외치는 그 목소리에 엄마는 가방에서 수상한 화장품을 꺼내며 다시금 질문한다.

그리고 누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며, 반면에 나의 얼굴은 회심의 미소가 지어진다.


“엄마가 똑같은 화장품 쓰네.”

“어, 어, 엄마----!!! 내꺼 쓰지 마!!”


누나가 당황해서 횡설수설 하며 그렇게 소리를 꽥 지르자,

엄마는 빙글빙글 웃으며 여유롭게 대답한다.


“어머? 얘가 무슨 소리니? 네 화장품이 맘에 들어서 엄마도 똑같은 걸로 산 것 뿐이야.”


그러니까 집안에 같은 화장품을 쓰는 사람이 둘씩이나 있고, 스킨 쉽을 제일 좋아하는 한사람의 자식인 나는 필연적으로 그 향기가 묻어날 수밖에 없다는 소리. 게다가 내가 향수를 사기 시작했다는 것을 단서로 누나는 헛다리를 짚기 시작했다는 거겠지.


“…누나,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눈을 가늘게 뜨고 누나를 노려보자, 할 말이 없어진 누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간다.


“몰라아-!!”

-쾅!


분명 누나가 한동안 방 밖으로 나올 일은 없을 것이다.





“에…?”

『어….』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하늘(천장)을 가려버리는 거대한 얼굴. 그리고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여드름 덩어리들. 그리고 막 잠에서 깨어난 나는 사고가 정지해 버린다.


“키야아아악---?!”

『우캬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침대 이불 속으로 쏙 숨어 버리자, 내 방 너머의 저편에서 ‘쿠당탕!’하는 육중한 진동이 들려왔다. 분명 놀랄 사람은 따로 있건만, 저쪽도 그에 못지않게 놀라서 자빠진 것이다.


『어? 어?! 피, 피, 피규어가 움직였어?!』

『응? 오빠, 티아 언니 깼떠?』


어버버하고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문을 살짝 열고 그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얼굴의 주인을 노려보았다. 물론 그게 누구겠는가, 정우진이다.


아, 결국 만나게 되는구나.

아니, 내가 이지경이 될 때가지 서로 엇갈렸다는 것이 더 놀라울 뿐이지.


‘소, 소미야! 저리 떨어져! 오빠가 어떻게든 해볼께!’ 같은 신파극 비스무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문을 열고 거대한 책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소미를 등 뒤에 숨기고 있는 돼지와 그 돼지 팔뚝만도 못한 내가 서로 대치하고 있는 기묘한 상황, 그때 소미가 우진의 등 뒤에서 쏙 빠져나와 나를 끌어안는다.


“오이! 소미야아-!!”

『언냐 괜찮아, 소미 오빠야.』


나도 알아, 나도 안다고.

문제는 저 오타쿠 자식이 날 보면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단 말이야!!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소미의 품으로 파고들어가 얼굴만 쏙 내밀고 돼지 녀석을 노려본다. 물론 이 행동도 전부 계산된 행동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저, 저, 저기…』

“히, 히익….”

『오빠야 언니 괴롭히지 마!!』

『아, 아니 딱히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럼 앞으로는 할 의도도 있다는 거 아냐?!

순간 훌러덩 벗겨져서 흐흐흐흐 소리를 내는 돼지의 꿈틀 거리는 마수에 닿을 일을 상상하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이빨이 다다닥거릴 정도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언제든지 가능할 법한 우진의 행동에 싹을 잘라버리기 위해 소미에게 속삭인다.


“소미야…언니능 소미 오빠 앞에서 옷 갈아입혀지는 거 싫어.”

『에?』

“오빠가 언니한테 그럴지도 모르니까 말하는 거야.”

『아, 아, 아니 안 해 그딴 거!!』


두 손을 엑스자로 교차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돼지.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몇 가지 위험한 상황을 제시해본다.


“언니나 소미 앞에서 옷을 벗고 땀을 흘린다던가, 언니를 묶으려고 한다든가….”

『아, 아, 아, 안한다니까 그딴 거!! 나, 나, 나, 날 뭐, 뭐 뭘로 보는 거야?!』


성큼성큼 다가오는 돼지의 모습은 마치 도심에서 괴수와 싸우기 위해 거대화 한 울트라맨의 발밑에 있는 불쌍한 엑스트라 1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히이! 소미야 무서워!!”

『오빠아-!』

『히익! 소, 소미야….』


소미의 화가 난 얼굴에 주인에게 혼난 강아지마냥 깨갱 하고 물러서는 우진의 모습. 푸흐흐, 아 저 등신, 거대해서 무섭긴 해도 놀리는 재미가 있네.


『소, 소미야…언제부터?』


한동안 대화가 진행되지 않은 채, TV앞에서 앉아 개그프로를 시청하는 도중, 어떻게든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지, 아직도 뾰로통한 표정을 하고 있는 소미에게 말을 걸어오는 우진.

소미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거대한 그 손으로 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질문하자, 소미는 아예 그에게서부터 고개를 돌려 그를 외면한다.


『흥, 소미는 맨 날 얘기 했 떠. 티아언니는 소미의 소중한 친구인걸.』


그 말에 머쓱해진 우진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다시 TV를 향해 시선을 향하는 가운데,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쓴 웃음이 나온다. 아, 우진 이 새끼 생각보다 더 쑥맥이구나.


“소미야, 우리 다른 거 하고 놀자, 퍼즐 맞추면서 놀까?”

『응!』


상자에서 사진 퍼즐을 가지고 와 그것을 바닥에 뿌리는 소미와, 소미의 품에서 뛰어내려 그것을 받아들고 맞춘다. 퍼즐을 맞추는 것 외에도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시간 내기 용으로 이러는 것이지만,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돼지나, 저 돼지에게 변명을 하고 이 집에서 눌러 살아야 할 나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마주치가 막심한 불안함과 불편함이 온몸을 엄습한다.


“자, 이건 여기!”

『오이! 그럼 이건 여기!』


탁! 탁! 순식간에 한편의 그림이 되어가는 퍼즐을 보면서도, 한쪽에서 나를 지긋이 주시하고 있는 거대한 몸집의 녀석을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쪽에서는 예전부터 준비해오던 변명을 차근차근 머릿속에 다시 새기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퍼즐을 전부 맞춘 뒤, 소미가 피곤해 하며 자기 오빠의 무릎을 비고 잠이 드는 그때까지도 이것은 계속되고 있었다.


『…너 누구야.』


늦게까지 실컷 놀자, 고양이 하품을 하며 잠이 든 소미와 자신의 무릎을 베고 있던 소미를 살짝 내려놓고 그 옆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는 정우진. 물론 처음부터 이런 상황이 연출 된 것은 아니다.


소미가 피곤해 하는 시점에서부터 방어 자세를 갖추고 언제든지 도망 갈 준비를 하며 뚱보를 노려보자, 허탈해 하는 표정으로 내 앞에서 털퍼덕 하고 앉아버린 우진의 모습에서부터 이 상황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냐니…나는 티아지, 얍! 얍!”


주먹을 내지르고 권투선수의 파이팅 포즈로 언제든지 한 대 때릴 것처럼 노려보며 그렇게 말하자,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게 나를 내려다보던 우진이 다시 질문한다.


『…어, 어? 그러니까, 니가 티아라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소곳이 자리에 앉아 고개를 꾸벅 하고 숙이며 되도 않는 숙녀 흉내를 냈다.


“정씨가 장녀, 티아 인사드리옵니다.”

『우, 우왓?! 우, 우, 웃기지마!!』


마치 한 딸아이의 아버지가 된 듯한 기분이라도 느낀 것일까, 당황해 두 팔을 퍼덕퍼덕 흔들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이내 식은 땀을 비오듯이 흘린다.


『지, 진짜 니가 내가 만든 피규어 ‘티아’란 말이야?!』

“응, 당연하지!! 참고로 액션 피규어! 재질은 PVC! 풀 액션피규어라서 시원시원하게 관절이 움직이지!”


‘믿을수 없어’라고 중얼거리는 머저리의 모습에 겉으로는 당당한 모습이지만 속으로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내 ‘진짜’모습을 녀석에게 들키고 싶지도, 알리고 싶지도 않으며, 이대로의 삶을 영유하고 싶었다. 따라서 나는 ‘녀석의 피조물’이라는 허물을 뒤집어쓰고 이곳 생활을 유지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응, 네가 날 만들어 놓고도, 이름을 지어줘 놓고도 모르겠다는 거야?”


팔짱을 끼고 그렇게 질문하자, 당황한 우진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신의 얼굴을 향해 손가락 질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저, 정, 정말로 내가 널 만들었다고?』

“응.”


그러니까, 날 책임지라고 이 머저리야.

대놓고 식객이 되기 위한 돼지를 향한 선전포고였다.


『으, 으음…그, 그, 그렇단 말이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돼지의 모습에 피곤함을 느낀 나는 소미의 곁으로 다가가 그 옆에 누워 보드라운 이불에 온몸을 비비적거린다. 면의 감촉이 온몸으로 느껴지며 순식간에 졸음을 몰고 온다.


『그, 그, 그, 그럼 난 널 어떻게 불러야 하는 건데?』

“냐함…티아”


당연한 거 아냐? 설마 날 ‘딸’이라던가 ‘딸내미’라던가 ‘피규어’같은 닭살 돋거나 정감 가지 않는 이름으로 부를 생각이었냐?


『그, 그, 그럼 너, 너, 넌, 나, 날 어, 어떻게 부를 건데?』


혹시나 했더니 그거냐.


“당연히 우진.”

『-아, 그, 그, 그래? 하아….』


무언가 대단한 것을 기대했다가 듣지 못한 것처럼 맥 빠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는 녀석의 모습에 웃음을 참는 것이 말 그대로 고통이다.


『어, 어, 얼굴이 빠, 빠, 빨개, 너 괜찮은거야?』

“푸흡-아, 아냐 아무것ㄷ-푸흡-”

『으, 으, 으음, 어쨌든 내가 만들은 건가….』


홀로 고개를 푹 숙이고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채 부들부들 떠는 동안 돼지가 한동안 조용해진다. 분명 머릿속이 마구 뒤엉켜서 여러 가지 잡생각이 가득 하겠지.

혼자 있을 생각을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상할 정도로 기분 나쁘게 중얼거리며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돼지의 모습을 보며 피곤함을 느낀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니, 돌아가려고 했다.


‘아….’


소미가 잠들면 그 먼 곳까지 걸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만 것이다.

그리고 거대한 책상과 방의 거리를 생각하자 그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저 돼지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오, 오지 마!! 나, 나, 소미 옆에서 잘 꺼야!!”

『하…?』

“그러니까 오지 말래도!!”


실컷 이야기 해놓고 이제 와서 이러는 것도 우습지만,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 저 돼지에 대한 개념은 정리되어 있었다.


‘피규어 만드는 장인 오타쿠’


‘오타쿠는 위험하다’라는 또 다른 방정식에 의하면 나는 지극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소미도 잠들어 있는 상태이고, 여태까지는 대화를 하느라 다른 생각을 못했을지는 몰라도, 지금 이 상황을 저 돼지가 깨닫게 되면 나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것이었다.


『저, 저기…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오지 마! 오지 말래도!! 너 같은 건 내 이빨로 콱 물어뜯어버리면 된다!!”

『그, 그, 그러니까 왜 날 그런 얼굴로 보는 거냐고-!!』


믿을까보냐-----아?!


등을 돌리고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우진의 방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달리던 도중 내 다리에 걸려서 뒤엉키고 중심을 잃으며….


-뿌이잉-☆!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소리와 함께 바닥을 요란하게 구르며 넘어지고,

민망함에 퓨즈가 나가버렸다.


by Sourjelly | 2009/06/28 15:33 | [소설]Tia☆PCH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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